7월 말, 대한민국은 장마
가 뒤덮고 있어 비가 내려 습하고 해가 나오면 찜통이 되어 습한 땀을 삐질거리는 그런 날을 두고 여행을 떠났다. 나는 우리 나라 날씨와는 다른 해외로 여행가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더운 여름이면 춥거나 더 선선한 계절이 있는 그런 나라로!
하지만, 일본은 여름에는 피해야 하는 여행지로 손꼽힌다. 아무래도 자연재해가 잦고, 섬나라다 보니 열기와 습기가 우리나라보다 더 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는다고 들었다.
그런 일본이라서... 차라리 4계절 내내 더운 동남아를 가는게 덜 억울하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중! 일본에도 유일하게 여름에도 날씨가 좋고 선선한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그 곳은 바로 겨울의 눈과 온천으로 유명한 홋카이도의 삿포로였다.
여름 홋카이도를 가야하는 이유 첫번째,
홋카이도는 일본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섬이다. 한국 한자음으로 읽으면 '북해도' 라고도 불린다. 나는 처음엔 'ㅎㅜㅅ' 인지 ' ㅎㅗㅅ' 인지 헷갈렸다. 훗카이도라고 부르고 훗카이도로 검색해도 정보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정식 명칭은 홋(ㅎㅗㅅ) 카이도가 맞다.
홋카이도의 면적은 77,983.90km² 으로 대한민국 영토의 약 80%이다. 이렇게 넓은 영토에 비해 인구는 511만 8,082명으로 일본 전체의 4% 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의 인구는 941만 8,885명인데... 저 넓은 땅에 서울의 인구보다 적은 인구가 살고 있다. 그래서 정말 땅이 넓고 대지가 광할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서울처럼 홋카이도에는 삿포로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서 살고 있다고 한다.
지형이 산지, 화산, 평야가 펼쳐져 있다보니 낙농업이 발달해서 유제품이 유명하고 고기가 맛있다고 한다. 그래서 징기츠칸 양고기로 유명하다. 농축산물로는 일본 전국 1위 생산량을 차지하는 홋카이도.
세계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다설지 중 하나라 눈이 쌓인 경관과 뜨끈한 온천을 즐기러 겨울에 많이 가는 여행지이다. 그렇지만 여름의 홋카이도는 어쩌면 더 매력적이다. 일단 날씨가 한몫한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여름 휴가철인 7,8월은 장마기간이다. 그래서 습하고 덥지만 홋카이도는 장마기간이 거의 없다고 한다.
나는 7월 중순 3박 4일의 기간동안 팔이 끈적거리지 않는 쾌적함을 경험했다. 심지어 저녁에 반팔만 입기에 조금 쌀쌀하기도 했다. 그리고 여행 기간 중 딱 하루만 비가 내렸다. 하루만 내리고 다음 날에는 해가 쨍쨍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최고 기온이 25~26도 정도니까 말 다했지 모. 날이 더워도 습하지 않아서 좋았달까? 비가 내려도 덜 습하달까?
근데 날씨 예보에는 8월 초엔 비가 꽤 보이네..? 나도 가기 전엔 이틀정도는 비가 온다고 되어 있었는데 오지 않았으니 예외를 기대해보는 것도...! 아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벌레가 없었다. 모기도 그 흔한 날파리도 보지 못한 상상하지 못한 최고의 날씨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그나마 지진의 영향을 덜 받는 곳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여름에 일본 여행을 갈 때 가장 두려운 건 자연재해이다. 말로만 듣던 지진과 쓰나미를 혹여나 만날까봐 걱정스러운데 이곳은 자연재해가 덜하다고 해서 안심하고 여행지로 골랐다.
여름 홋카이도를 가야하는 이유 두번째,
여름에만 볼 수 있는 홋카이도를 만날 수 있다. 비에이에 있는 '사계채 언덕'에는 보라색 라벤더와 알록달록한 꽃들이 물결친다. 무족권 옷 맞춰입고 가야하는 거 아니냐고..! 그리고 또 홋카이도 명소하면 떠오르는 비에이에 있는 '청의 호수'를 볼 수 있다. 코발트 블루 색을 띄는 호수에 죽은 나무 기둥이 절경을 만든다. 겨울에는 눈이 쌓여서 보지 못하는 이 코발트 블루 색의 호수를 여름에는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진과 영상으로 보고 가도 실제 눈 앞에서 마주한 청의 호수는 경이롭고 새로웠다.
비에이는 삿포로와는 차로 3시간 걸렸다. 전철로 타고 가는 방법도 있는데 전철 시간과 경로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렌터카를 빌렸다. 일본에서 운전해보는 경험 또한 새로웠다. 내가 렌트한 방법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다.
여름 홋카이도를 가야하는 이유 세번째,
이건 겨울 훗카이도를 경험해보지는 못해서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다를 것 같다. 그건 바로 맛있는 먹거리!!
홋카이도에서 유명한 건 너무 많지만 굳이 꼽아보자면 감자, 우유, 옥수수, 아이스크림, 고기, 유바리 메론, 과일들이다. 이 정도면 거의 모든 것이긴 하지만...! 여름에 나는 과일들이 너무 맛있다. 걍 마트에서 토마토랑 복숭아를 샀는데 인생 과일을 만났다. 그리고 비에이의 여름엔 체리가 많이 나는지 도로가에서도 체리를 팔았다. 아쉬운 건 유바리 메론은 못 먹어봄...
그리고 감자랑 옥수수도 여름에 나는 게 더 맛있지 않나? 아이스크림도 여름에 먹는 게 더 맛있지 않나? 이래저래 너무 맛있게 잘 먹고 왔더니 2kg로가 증량했다는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할 수 있다.
아쉬운 점..
홋카이도 여행을 다녀와서 정말 아쉬웠던 점을 말하자면... 빡빡한 일정이었다. 첫날 삿뽀로, 둘째날 오타루, 셋째날 비에이, 넷째날 삿포로와 공항행..! 가는 지역마다 너무 좋았는데 오래 머물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특히나 비에이에서의 시간이 너무 짧았다. 왜냐면 땅이 넓다보니 이동시간만 해도 반나절이 걸리는 것이었다. 비에이가 너무 매력적인 지역이었는데... 미련은 한뭉탱이 두고 와서 또 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먹어야 할 것들을 못 먹고 온 게 많다. 그만큼 먹을 게 많기도 하고 맛있는 게 넘 많았다...
못 먹은거 : 비에이 우유 아이스크림, 유바리 메론, 호르몬야끼, 징기스칸, 레몬사와, 생옥수수
다시 간다면 삿포로, 비에이 이렇게만 다녀도 좋겠다. 그래도 홋카이도 여행하면 다들 가는 지역은 다 찍고 와서 후회는 없다. 다시 갈 날을 기약하며.. 사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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