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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취미/임신

[8-12주차] 임신초기가 지나간다ㅣ출혈, 임신카페, 1차 기형아 검사, 12주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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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시간

이직하려는 딱 그 기간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임신초기에 출혈로 인해 이직을 포기했다.

처음엔 일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일을 안하는데 몸은 내 몸 같지가 않고, 하루종일 울렁거리는 입덧 속에 있으려니 죽을 맛이었다.

차라리 밖에 나가서 일을 했으면 덜 했으려나..? 싶으면서 시간이 멈춰버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배아의 주수가 줄어들었다...!

그 전에 두번의 산부인과 방문으로 인해 예측하고 있는 주수가 있었고

나는 9주인 줄 알고 병원에 갔는데, 이번에 배아 크기를 재서 출산 예정일이 확실하게 정해진다고 하셨는데

갑자기 8주 1일차가 되었다.......엉엉엉

 

 

계속되는 출혈.. 그리고 멈춤

 

바뀐 주수로 치면,,, 7주차까지 출혈이 있었다.

5주차에 질정 처방을 받아서 일주일 넣었더니 출혈이 그친 듯 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출혈이 보이지 않아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7주차에 다시 피가 비쳤다. 아주 많은 양의 출혈을 아니었는데,

소변을 보고 나면 묻어나는 정도의 갈색혈과 붉은 혈이 나왔다. 그리고 가끔씩 속옷에 묻기도 하는 정도. 생리대는 안해도 되는 정도.

 

그래서 8주차에 병원에 갔을 때, 출혈에 대해 의사쌤께 말씀드렸더니 질정을 2주치 처방을 해주셨다....

안돼...! 2주나 또 질정을 넣으라고??????

 

질정을 넣는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저녁에 약을 넣기 위해 씻고, 넣기도 힘든 질정을 넣고 아래에 수건을 깔고 가만히 30분 이상 누워있어야 했다. 그렇게 끝이 나면 할 만 할텐데....

 

내가 못 넣는건지... 온전히 약이 들어가지 않고 꼭 밑으로 샐 때가 있다. 샌 걸 보면 이게 약효가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하고,,,, 잘 들어간 후에도 약 넣고 나면 나오는 게 있다. 

 

내 생각에는 질정을 감싸고 있는 약 캡슐? 인 것 같다. 그게 체온에 의해서 녹아서 약이 들어가는데 그 겉에 녹은 게 나오는 듯! 밀랍? 양초같은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그게 나오니까 다시 한번 씻어줘야 찝찝하지 않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한시간은 후딱 가버린다. 피곤하기도 하고 입덧이 있어서 빨리 자버리고 싶은데 질정을 넣어야 하는 일정이 있으면 막막하다. 

 

그렇게 질정을 넣기 시작한 3-4일 정도는 여전히 출혈이 있었다. 그 이후에는 출혈이 보이지 않았고, 2주간의 질정을 다 넣고 난 뒤!!!

출혈이 보일까 노심초사했는데... 아직까지 보이지 않았다! (휴 다행)

 

그러니까 나는 8주 5일까지는 출혈이 있었는데 질정을 넣으니 출혈이 그친 사례이다.

 

아 그리고 2주동안 질정을 넣다보니... 막바지에는 질정이 잘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 왔다. 네이버 맘스홀릭 베이비 카페에서 알아보니 나와 같은 상황이 꽤 있었다. 그걸 보면 질정을 오래 넣다보면 부어서 안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주수가 차면서 더 넣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오는 게 아닐까 싶다.

 

임신 카페

임신하고 출산한 뒤에도 정보를 얻고 소통하기 좋은 카페를 소개한다.

"맘스홀릭 베이비" 네이버 카페이다.

 

이런 카페는 조금만 찾아보면 나오는 유명한 카페이지만 나는 주변에서 알려줘서 알게 되었다. 혼자서 끙끙대기보다 이 곳에서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임산부들에게 정보를 물어볼 수 있다. 

 

자기 주수에 맞는 임산부들이 소통을 하는 공간을 자주 이용한다. 임신 주수가 차면 공구하고 할 때도 유용하다고 한다.

근데 또 부작용이 있으니... 그것은 괜한 걱정이 늘어난다는 것!

 

여러 사례가 있고 사바사가 큰 임산부들이 있으니 걱정스러운 사례들이 많아서 어느새 그 걱정이 나에게도 전염되곤 하는 것.

그러니 너무 카페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지는 말고, 궁금한 게 있을 때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입덧 지옥

와... 나는 토덧까지 가지는 않았는데도 끔찍이도 힘들었다.

계속 울렁거리고, 공복에도 울렁거리고, 배가 불러도 울렁거리고, 냄새에 민감해서 남편덧에, 헛구역질이 계속 나왔다.

 

토덧이 아니라 다행이고 감사하다. 싶다가도 도저히 나아지지 않는 컨디션에 좌절하기를 반복했다.

 

어느새 살은 3kg가 빠졌다. 그렇게 빼려고 해도 안되더니... 근데 눈바디로 보면 살이 빠졌다기보단 근육이 빠진 것 같다. 허벅지랑 팔뚝이 헐렁헐렁해짐..

 

감사한 입덧 식단들을 소개합니다!!! 

 

고기, 기름진 건 보기도 싫고 입에 대기도 싫어졌다. 진짜 신기하게 자주 보던 먹방 영상들은 썸네일만 봐도 속이 미슥거려진다.(너무 신기해)

 

그래서 나를 살린 식단 넘버 3!

top3. 소면, 냉면 - 차가운 면류가 잘 들어간다. 별미로 비빔소면을 먹었다.

top2. 낫또 - 임신 전에도 낫또를 좋아하긴 했는데 비싸서 자주 사먹진 않았다. 근데 설마설마해서 사 먹어봤는데 의외로 너무 잘 들어가는 게 아닌가! 

top1. 연두부!!! 풀무원에서 나온 4개짜리 소분된 연두부가 나의 평소 반찬 역할을 해주었다. 연두부에 간장 올려서 먹으면 굿!

 

입덧을 하는 임산부는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는 게 중요하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먹었다가 속이 뒤집히는 경우가 있고, 잘 맞으면 그것만 먹게 되더라. 

 

과자로는 참크래커가 날 살렸고, 입덧 사탕은 분리불안이 있는 것 처럼 늘 들고 다녔다. 

 

1차 기형아 검사

 

8주 검진 이후로 지난한 4주를 지나 12주차가 되었다. 오랜만에 보러가는 딱붕이와 긴장되는 1차 기형아 검사.

 

처음으로 배 초음파를 했다. 너무 좋았음! 질 초음파는 힘드로...

배 초음파를 하는데 태아가 꿈틀꿈틀 열심히도 움직였다. 백숙같은 몸매를 뽐내는 딱붕스

 

1차 기형아 검사의 포인트!

목투명대의 두께와 콧대의 유무이다.

 

태아가 너무 움직여서 심장소리와 목 투명대 길이를 재는데 애를 먹었다. 초음파를 보면서 귀엽다는 생각이 드는 나는 엄마가 되어가는 건가...!

 

목 투명대는 1.46mm가 나와서 정상이라고 하셨다. 1~3mm 사이면 정상 범위이고 3mm이상부터는 다운증후군 고위험군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2.5mm 대 정도도 걱정스러운 정도라서 좀 더 정확한 검사인 니프티 검사를 해보자고 하기도 한다. 

 

콧대가 없으면 안면장애나 다운증후군이 의심되는데 콧대도 발견되었다!

하얀색이 콧대!

 

출혈도 안보이고 아이도 건강하게 있는 걸 보고는 의사선생님이 "다행히 자리를 잘 잡았네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안정기입니다" 라고 하는 말에 어찌나 마음이 놓이던지...ㅠ 의사쌤이 별 말을 안하셔서 몰랐는데 걱정 시키지 않게 하시려고 했다는게 느껴지는 검진이었다... 감사해요ㅠㅠ

(성별은 알 수 없었다. 태아가 별다른 힌트를 보여주지 않았음)

 

의사쌤이 이제 가벼운 운동, 부부관계, 여행 하셔도 됩니다~ 라고 시원하게 말씀해주심. 아직 내 컨디션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디만..

 

12주의 기적(?)

 

봄이 오니 한풀 꺾였던 기분이 조금씩 살아나는 게 느껴졌다. 

게다가 12주가 되면서 울렁거림이 사라졌다(??) 사라졌다고 하기엔... 먹고 나면 좀 힘들긴 한데

이전에 하루종일 괴롭히던 멀미가 사라져서 한결 행복하다!!!!!

 

맘카페 보면,,, 갑자기 13주에 입덧이 다시 왔어요, 입덧이 더 심해졌어요.. 하는 사례를 보면 

제발...제발...!! 나는 피해 가 줘!!!!

나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걱정은 있지만! 일단은 12주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하고 싶다.

 

그렇다고 먹는 게 돌아온 건 아니다. 여전히 못 먹는 음식은 많고, 두부와 낫또로 살고 있다. 컨디션이 좀 좋아져서 평소보다 밥을 많이 먹었다 싶으면 다시 힘들어지곤 한다. 신기한 건, 슬슬 음식 영상, 사진을 봐도 괜찮아지고 있다! 엄청난 발전!

 

최대한 조심히.. 이 컨디션을 유지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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